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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6] 순례길에서의 첫 힐링 도시, 팜플로나(Pamplona)에 가다!

by 완자야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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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순례길을 준비하는 예비 순례자분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희들의 인생에서 값지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이번 순례여행의 기록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이 제법 길기 때문에 후기글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으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성 내용들은 볼드체(굵은 글씨)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볼드체와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 부분들 위주로 참고하세요.

그럼, 오늘도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팜플로나

 
 
 
2023년 10월 15일(일)
오늘의 목적지는 팜플로나 입니다.
피레네 산맥 서부 구릉지대에 위치한 팜플로나는 스페인 나바라(Navarra)주의 주도(州都)이며, 10~16세기에는 나바라 왕국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던 도시라고 합니다.  실제 가보니 그래서 그런지 궁전, 성당, 성벽 등 오래된 건축물과 역사가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매년 7월에는 소몰이 행사(El Encierro, 엘 엔시에로)로 유명한 산 페르민 축제(Fiesta de San Fermin)가 열려 해마다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며,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오랫동안 머물며 글을 쓰기도 했고, 미국의 유명 소설가 시드니 셀던(Sidney Sheldon)의 장편소설 <시간의 모래밭(The Sands of Time)>의 무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저희들에게는 이번 순례길에서 처음 만나는 도시(City)였고,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준 힐링 도시였습니다.  그 팜플로나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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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간: 수비리(Zubiri) - 팜플로나(Pamplona)

이동거리: 약 20.4km

출발시간: 06시 20분

도착시간: 14시 00분

도착숙소: Albergue Plaza Catedral (사립)

 

 
오늘 저희들이 걸어가는 '수비리 - 팜플로나' 구간은 거리도 짧고 길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전체 순례길 중에서 가장 쉬운 구간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무릎이 여전히 많이 아픈 저에겐 힘들고 긴 여정이었습니다.  게다가 어제까지 쌩쌩하던 아내도 이날부터는 왼쪽 무릎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제 무릎 때문에 저희의 걷는 속도가 느리기에 저희는 오늘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마찬가지로 '동키'로 보낼 짐을 숙소 출입구에 잘 놔두고 출발합니다.  짐을 부친 후에 분실하거나 전혀 다른 곳으로 배송되는 경우들이 있다고 들어서 저희는 짐을 보낼 때마다 짐과 신청봉투를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순례길 중에 짐 부치는 방법(동키 보내는 방법): 이 부분은 저희도 순례길 출발 전에 항상 궁금했고 의아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후기들을 보니 종이봉투에 돈을 넣은 후 그 봉투를 내 가방에 달아 놓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봉투가 뜯기거나 하여 돈이 분실되거나 하진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직접 해보니 한 번도 종이봉투가 뜯겨나가거나 돈이 분실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일단, 내가 묵는 숙소 리셉션에 짐을 부치려고 한다고 요청을 하면 종이로 된 봉투를 하나 줍니다.  저희는 Jacotrans라는 업체와 Transporte라는 업체 두 군데를 그때 그 때 상황따라 사용을 했었는데, 원하는 업체의 봉투를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비슷하고, 업체별 봉투 디자인은 달라도 봉투에 기입하는 내용은 동일하며 한글 표시도 있어서 작성하기엔 큰 어려움은 없으실 겁니다.
  - 이름: 본인의 영문 이름을 적어줍니다.
  - 연락처: 스페인 현지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적어줍니다.  전화를 못 받거나 받아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이메일을 반드시 적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 배송 목적지: 내가 묵는 숙소의 명칭을 정확하게 적어주면 됩니다.  목적지를 기입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의 공립 알베르게로 배송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별다른 통보가 없이 내가 요청한 목적지에 배송이 되지 않고, 공립 알베르게로 배송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런가봐요.
 
그리고는 그 짐을 다음날 아침 8시 전까지 숙소 출입구에 갖다 놓으면 끝납니다.  저희가 수비리에서 팜플로나로 보냈던 종이봉투 사진을 올려드리니 참고가 되면 좋겠네요.

 
제가 Code라고 적어놓은 것은, 처음에 잘 몰라서 www.Jacotrans.es  홈페이지에서 예약신청을 했고, 홈페이지 예약신청 시 받은 예약 Code를 혹시 몰라 적어둔 건데 실제로 이 코드를 적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지 마시고, 종이봉투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배송 담당자)로 직접 전화해서 예약하는 게 더 좋습니다.  위 봉투에 적혀 있는 요금 보시면 6유로(EUR)로 인데, 홈페이지로 예약하니 7유로(EUR) 받더라고요.


 
 
 
캄캄한 새벽길을 걸을 땐 헤드랜턴이 꼭 필요합니다.  물론 손전등을 가지고 들고 가도 괜찮긴 합니다.  그렇지만 직접 사용해 보니 헤드랜턴을 쓰면 양손이 모두 자유로워서 더 편리한 것 같습니다.  까미노 엔젤이 준 바나나를 까 먹을 때도, 신발끈을 다시 묵을 때도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캄캄한 길에서 순례길 표시 방향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무릎은 여전히 아프지만, 맑고 시원한 새벽 공기에 기분은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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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가량을 열심히 걸으니 해가 뜨고 맑은 하늘이 나타납니다.  무릎의 통증이 깊어지는 한편, 머리와 가슴은 쾌청한 하늘과 날씨로 더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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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을 걷다 보면 포장도로도 만나고 비포장도로도 만나게 됩니다.  걷다 보니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근처에 가축을 키우는지 길 한가운데에 오래된 듯한 가축의 분뇨가 한 덩어리가 있습니다.  지나치려다가 신기한 장면에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 속에서 파란 새싹이 돋아나 있습니다.  썩어지는 것의 의미와 새로운 생명에 대한 신비를 잠깐 생각하다 다시 길을 걷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전날 밤에 먹은 소염진통제 덕분인지 덜 아팠는데, 몇 시간을 걸으니 약효가 떨어졌는지 무릎 통증이 다시 심해질 즈음에 11.3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거의 절반 가까이 왔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어 걷습니다.  그때 즈음에 수리아인(Zuriain)이라는 마을을 지나게 되는데, 바로 그곳에 기가 막힌 휴식처가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의 지친 다리와 어깨를 쉬게 해 줄 수 있는 곳으로, 이곳의 이름은 La Parada de Zuriain 입니다.
(위치: https://maps.app.goo.gl/xyz2qNXDa8ivn5ek8)
 
수비리에서부터 이어지는 아르가(Arga) 강을 끼고 있는 이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샌드위치를 꼭 먹어보세요.  천국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먹는 샌드위치들이 맛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대만큼 맛이 없는 곳도 많습니다만, 이곳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바게트 빵 안에 들어가 있는 오믈렛이 갓 만들어져 따뜻하게 나왔습니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야외 테라스에 앉아 아르가 강물 소리를 들으며 먹어보세요.  강추합니다.

 
 
 
이곳에서 힘을 충전한 후 열심히 가다 보니 어느새 팜플로나에 도착했습니다.  저희 둘 다 신이 나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렇지만 팜플로나는 생각보다 큰 도시였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팜플로나에 도착을 한 것이었지만, 그 후 저희들의 최종 목적지인 팜플로나 대성당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저희들의 숙소까지는 약 1시간가량이 더 걸렸습니다.
 
도시 진입 후 한참을 걸어가니 큰 성벽이 나오고, 이 성벽을 따라가면 나오는 아치형의 문으로 들어가니 최종 목적지가 나왔습니다.  이 문은 프랑스 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정식 명칭은 수말라까레기 문(Portal de Zumalacárregui)이라고 합니다.  팜플로나로 들어오는 모든 순례자들은 이 문을 지나게 됩니다.

 


*팜플로나는 위 사진과 같이 요새처럼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 시가지와 비아나 광장(Príncipe de Viana)을 중심으로 한 신 시가지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모든 순례길은 마을과 도시의 중심이 되는 '성당'을 지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오래전 전통적인 순례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이 길을 걸었을 것이고, 그들이 어디를 갔을까를 생각해 보면 들르는 곳마다 성당을 찾아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보통 성당을 주변으로 숙박업소들과 식당, 선술집 등이 형성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팜플로나도 팜플로나 대성당 주변에 알베르게와 카페, 식당 그리고 다양한 핀초스(Pinchos)가 나오는 바(Bar)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순례길을 출발하기 전에 생장에서부터 팜플로나까지의 모든 숙소를 미리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보통의 순례자들의 루트가 생장에서부터 팜플로나까지는 대부분 비슷해서 숙소가 많이들 겹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공립 알베르게는 예약제가 아닌 선착순으로 묵을 수 있는 곳이다 보니 순례자들이 많은 기간에는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때는 사립 알베르게로 가야 하는데, 사립 알베르게도 괜찮은 곳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후기를 많이 봤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팜플로나까지는 숙소 예약을 미리 해두고 왔습니다.
 
저희가 묵을 곳은 팜플로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de Santa María la Real de Pamplona) 바로 앞에 위치한 사립 알베르게로 이름은 Plaza Catedral 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조리가 가능한 공용 주방이 있고, 세탁/건조 서비스가 가능했습니다.  단, 화장실과 샤워실은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하는 곳이라 이 부분은 여성 순례자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사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숙소들 중에 남녀 구분이 된 곳보다는 안되어 있는 곳이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사립이다 보니 가격은 조금 비쌌던 것 같습니다.  숙소에 직접 연락해서 예약을 하면 인당 17유로, 부킹닷컴 통해서 예약하면 19유로였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시설의 알베르게였습니다.  숙소 리셉션 앞 소파에 앉으면 팜플로나 대성당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에게는 이번 순례길의 까미노 패밀리가 결성되는 운명적인 곳이기도 했습니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씻고 빨래를 맡기고 로비에 나와 쇼파에 앉아 휴식을 갖습니다.  그런데 론세스바예스에서 같은 테이블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수비리에서 저희들에게 샴푸를 주셨던 백발의 멋진 여사님과 저희들의 첫 까미노 엔젤이었던 '도나'양이 그 숙소에 있었습니다.  수비리에서 만난 잘생긴 미남 동생 '안티모'와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잠깐 스쳐 지나가며 서로 응원 인사를 해주었던 '따수미'양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기력이 달려 크게 위험할 뻔했다던 그 청년도 같은 숙소에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청년을 살려준 엔젤은 다름 아닌 '도나'양이었다고 하네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우연히 이렇게 팜플로나에서 다 같은 숙소에서 만나게 된 겁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알 수 없는 가슴 뭉클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저만 느낀 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훗날 저희 까미노 패밀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신 백발의 멋진 여사님(이후 '선생님')께서 그날 저녁식사 제안을 해주셨고, 직접 주방장이 되어 요리를 해주셨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도와 숙소에서 다 같이 맛있는 한국식 불고기와 파스타를 해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20대의 잘생긴 청년도 함께 했습니다.
 
얼마나 맛이 있던지요.  특히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집에서 직접 가져오셨다는 집된장이 이날의 백미였습니다.  스페인 팜플로나 현지 슈퍼마켓에서 사 온 신선한 양상추에 불고기 쌈을 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되던 미국인 청년도 정말 무서운 속도로 쌈을 싸서 입으로 가져가더군요ㅎㅎ.  맛이 있었나 봅니다.

 
 
 
아쉽게도 미국인 20대 청년과 한국인 20대 청년과는 그다음 날 헤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는 저도 아내도 무릎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팜플로나에서 하루 더 묵기로 했었고, 이 씩씩한 두 청년들은 그 다음날 다음 목적지로 출발을 했었거든요.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순례길입니다.  그런데 그 외에 나머지 분들, 그러니까 '선생님'과 '도나'양, '따수미'양 그리고 '안티모' 동생도 하루 더 묵는다고 하네요.  그렇게 팜플로나에서의 첫째 날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출발의 압박감 없이 다소 자유로운 기분으로 일어났습니다.  아내도 어제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여 아내와 함께 아내의 무릎보호대를 사러 데카트론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저희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되네요.  순례길에서 지나게 되는 큰 도시들에는 데카트론 매장이 있습니다.  순례길 중 필요한 물품을 요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아내의 무릎보호대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재질은 스판이고 신어서 무릎에 낀 다음에 벨크로 밴드로 고정하는 형태입니다.  무릎뼈(슬개골) 부분에는 실리콘으로 된 서포터가 있어서 좋아 보였습니다.  가격은 32유로(EUR) 정도 했던 거 같습니다.
 
실제로 사용을 해보니까 이게 걸어가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서 조금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요.  사용은 잘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새로 하나 더 구매하라고 한다면 이런 형태보다는 탈부착이 쉬운 벨크로 밴드 타입으로 구매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형태는 입고 벗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저와 아내는 여행을 할 때 가능하면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느껴보고 경험해 보는 것을 추구하는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음식도 가능하면 그 지역의 음식을 먹어보려고 하지요.  어제 한국식 불고기로 식사를 했으니 오늘은 스페인, 특히 팜플로나 현지의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조리된 음식을 판매하는 식료품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저녁에는 핀초스를 먹으러 나가기로 하고 점심은 여기서 음식을 사가서 숙소에서 같이 먹기로 합니다.  밥은 까르푸 슈퍼마켓에서 파는 스페인식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었습니다.  잘생긴 '안티모' 동생이 함께 했습니다.


*스페인식 햇반: 순례길을 걸으며 몇 번이나 사 먹었는데 사진을 하나도 찍어두지 못한 게 아쉽네요ㅠㅠ.  슈퍼마켓에 가면 우리나라 컵밥보다는 작은 사이즈에 높이는 더 높은 컵으로 된 밥이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아로스(Arroz)인데 이 아로스 단어가 들어가 있고 컵밥처럼 생긴 것을 찾아보세요.  전자레인지에 2~3분가량 데워먹으면 간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산책을 합니다.  저희 둘 다 무릎은 아프지만 그래도 숙소에만 있기는 싫었습니다.  까르티요 광장 앞에 있는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고 하는 이루냐 카페(Cafe Iruna)도 가보고, 숙소 주인장이 알려준 뷰가 좋다는 곳도 가 봅니다.  Cafe Iruna에 가면 초코라떼 꼰 츄로스(Chocolate con Churros, 초콜릿에 찍어먹는 츄로스, 스페인에서 유명합니다.)가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아침과 저녁에만 판매한다고 해서 못 먹었습니다.  나중에 모르는 것이 없는 '도나'양에게 물어보니 츄로스는 스페인 사람들이 주로 아침식사로 먹는다고 하네요.


*이루냐 카페 위치: https://maps.app.goo.gl/S9TRnLq5sduGhuNN6
*뷰가 좋았던 곳 위치: https://maps.app.goo.gl/42FFFHei6SHQr6K48


 
 
 
그리고 우리는 엄청난 베이커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세요.  스페인사람들이 초콜릿에 얼마나 진심인 사람들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맛있어 보이는 빵 몇 개를 사서 팜플로나 대성당이 바라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여유를 만끽하며 먹었습니다.  사실 점심을 먹는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한입 먹는 순간 말 그대로 순삭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특히 패스츄리 안에 초콜릿이 들어가 있는 녀석을 꼭 드셔보세요.  이 아이가 이 베이커리의 트레이드마크인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많이 만들고 있더라고요.  얼마나 맛이 있냐 하면, 훗날 저희 까미노 패밀리에 합류하게 되는 골드막내 '미카엘라'양이 먹어보고는 너무 맛있어서 꼭 나눠주고 싶어서 기특하게도 저희를 위해 한 봉지를 사가지고 오후 늦게 저희 숙소로 왔더라고요.  너무나 맛있었다면서요ㅎㅎ.


*베이커리 위치: https://maps.app.goo.gl/bd7HqECUZtRCa85L8


 
 
 
이번 순례길에서의 첫 힐링도시 팜플로나, 그렇게 팜플로나에서의 시간이 흘러갑니다.  내일은 다시 순례길을 출발해야 합니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 출발을 위해 짐정리를 하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점심을 함께했던 '안티모'동생도 같이 나가서 핀초스 바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몇 개 골랐습니다.  음료는 취향에 따라 맥주나 와인을 주문하면 됩니다.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의 순대로 유명한 모르찌야(Morcilla)를 튀김 주머니에 넣어서 만든 것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위 사진에서 오른쪽에 노란색 화살표 표시된 음식).  추천합니다.  참고로 모르찌야의 본고장은 부르고스(Burgos) 지방이라고 합니다.  부르고스는 순례길에서 만나게 되는 지역으로, 부르고스에 가면 많이 드실 수 있습니다.  저희도 많이 사 먹었습니다.  단, 스페인식 순대이니만큼, 한국의 순대가 그러하듯이 맛과 식감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핀초스 바 위치: 저희가 간 곳의 이름은 Irunazarra 였습니다. (https://maps.app.goo.gl/pz73Yq7hftFRm6JH8)
그런데 사실 이 주변이 다 핀초스 바 거리라서 먹을 곳은 많습니다.  돌아다니시다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시면 될 것 같아요.


 

맛있게 먹었지만 부족합니다. 배는 채워졌지만 마음과 입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안티모' 동생이 어제 미국인 청년과 같이 갔었던 곳이 괜찮았다고 하여 핀초스 바 2차 투어를 시작합니다.  짭짤한 소스의 소고기 장조림과 비슷한 스튜와 치즈 튀김 그리고 안초비와 올리브열매가 올라간 타파스를 주문했습니다. 바(Bar)는 현지인 손님들과 한국인 순례자 무리들로 시끌벅적 합니다. 스페인을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녁을 맛있게 먹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 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듭니다.  팜플로나에서의 휴식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팜플로나는 저희들에게 많이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저희들의 첫 힐링 도시였으며, 무엇보다 전체 순례길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줄 까미노 패밀리를 만나게 된 운명적인 곳이기도 하고요.  또, 저희가 묵은 알베르게 주인장이 다리가 아픈 절 위해 등산스틱을 기부해 주기도 한 곳이었지요.  그 등산스틱은 나중에 산티아고에 도착할 때까지 아주 잘 사용하였습니다.
 
아직 무릎이 아프지만, 내일부터 다시 걷습니다.  저도 걱정이지만, 어제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아내가 걱정입니다.  부디 별 탈 없이 무사히 순례길을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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