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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1]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 출발합니다!

by 완자야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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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순례길을 준비하는 예비 순례자분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희들의 인생에서 값지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이번 순례여행의 기록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이 제법 길기 때문에 후기글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으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성 내용들은 볼드체(굵은 글씨)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볼드체와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 부분들 위주로 참고하세요.

그럼, 오늘도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출발

 
 
 
2023년 10월 10일(화)
산티아고 순례길 도전 결심 후 벌써 2주가 흘렀습니다. 오늘 밤 비행기로 프랑스 파리로 출발합니다.
 
사실 지난달 9월에 저희는 약 3주간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해외 여행 해보신 분들은 다들 잘 아시겠지만, 여행 다녀오면 생기는 여독이 만만치 않잖아요.  특히 저는 지난 10여년간 직장인으로 회사일만 열심히 하고 운동은 멀리하고 살았던 터라, 기초 체력이 전혀 없이 떠난 여행이었고, 기간도 3주나 되는 긴 여행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발리 여행의 저희들의 핵심 목적은 서핑(Surfing)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서핑은 쉽지 않았습니다.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서핑이 체력소모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발리 여행 막바지에는 저와 아내 모두에게 심한 감기와 몸살이 찾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거의 열흘을 앓았던 것 같습니다.
 
오랜 여행 탓인지, 오랜 노동으로 인한 저질 체력 탓인지 알 수 없는 극심한 이 감기몸살의 기운이 약해질 무렵, 그 동안 막연한 동경만 해오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기로 결정을 하고 비행기표를 덜컥 구매했습니다.  흔쾌히 동의해 준 아내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비행기표 구매 후로부터 오늘까지 2주의 시간이 있었는데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지난 2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배낭과 침낭 등 필요한 준비물을 조사하고, 구매하고, 후기들 읽어보고, 프랑스 파리 도착 후의 동선들 조사하고, 현지의 숙소들 예약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딱히 크게 준비한 건 없는 것 같은데 그때 제 마음은 왜 그리 분주했을까요?  아마도 처음 가는 유럽이었고, 처음 가는 순례길이라 그런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게 아니었나 싶네요.
 
특히 출발일이 다가오는데 감기몸살 이후 찾아온 아내의 흉통이 낫지를 않아서 더 걱정이 되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감기몸살을 앓는 동안 아내가 기침을 많이 했었는데 병원 의사 선생님의 진단으로는 '늑골연골염'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몸을 돌리거나 가벼운 물건을 들 때, 특히 기침을 할 때 심장을 찌르는 듯한 상당한 통증이 있다고 합니다.  걸어가며 대화를 하면 숨이 차서 호흡이 커지는데 그럴 때도 흉통이 있어서 말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수하게 걷는 기간만 최소 한 달이 넘는 기간이고, 거리로는 약 800km를 걸어야 하는 길이라던데 과연 우리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내도 저도 체력적으로는 방전된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내는 출발하기 전날인 어제부터 통증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고, 오늘 출발하는 당일은 어제보다도 더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저 아내도 저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무사히 잘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남은 통증은 출발하기 사흘 전 급히 처방받은 소염진통제와 근이완제 그리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받은 스테로이드제 약봉지에 의지한 채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제 배낭은 약 10kg, 아내 배낭은 약 7kg 정도 되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모두 마치고 이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 앞에서 탑승을 기다립니다.  탑승을 기다리며 생각해 봅니다.
 
내가 파리를 가다니,
내가 유럽을 가다니,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옆 자리에 앉은 아내도 아직 실감이 안난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은 되었습니다.  비행기 탑승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이제 비행기를 탑니다.  이 비행기는 내일 아침이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그곳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비행기를 탑니다.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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