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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25] 사리아(Sarria)로 갑니다.

by 완자야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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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순례길을 준비하는 예비 순례자분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희들의 인생에서 값지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이번 순례여행의 기록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이 제법 길기 때문에 후기글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으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성 내용들은 볼드체(굵은 글씨)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볼드체와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 부분들 위주로 참고하세요.

그럼, 오늘도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사리아

 

 

 

2023년 11월 9일(목)

오늘은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에서 사리아(Sarria)로 갑니다. 사리아는 스페인의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Comunidad Autónoma de Galicia)의 루고(Lugo) 주에 있는 도시입니다. 사리아는 인구 약 1.4만 명으로 갈리시아 지방에 있는 프랑스길(French way)의 도시들 중 가장 규모가 큰 도시라고 합니다.

 

사리아에서부터 순례자들의 수가 많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실에서 발급해 주는 소위 '완주 증명서'는 순례길을 도보로 100km 이상 이동한 순례자들에게는 누구나 발행해 주는데, 사리아가 바로 이 100km를 충족시켜주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리아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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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간: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사리아(Sarria)  *산씰(San xil) 루트를 이용

이동거리: 약 18km

출발시간: 09시 00분

도착시간: 14시 30분

도착숙소: Dp Cristal - Café Bar Restaurante Hostal (사립)

 

 

상쾌한 아침입니다. 어제 사 놓은 요거트 등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출발합니다. 아내 어깨와 목에 담이 걸려 아내의 배낭은 '동키' 서비스로 짐을 부치기로 하였습니다. 저희는 이불을 포장하는 큰 비닐을 하나 가지고 왔었는데, 그 이유는 두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배낭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함이었고, 둘째는 다른 배낭들로 부터 유입될지 모르는 베드버그(Bed Bug)를 차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한국 김장용 김치 비닐도 유용하다고 합니다.

 

아내는 모기에 물려도 크게 붓고 제법 고생하는 민감형 피부의 소유자입니다. 출발하기 전에 여기 저기서 확인되는 베드버그 피해 소식에 준비해 갔었는데,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베드버그에 물리지 않았습니다.

 

숙소 밖으로 나서니 밤새 내렸던 비는 그쳤고, 날씨는 맑고 화창합니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비가 내렸던지 길바닥은 젖어있습니다. 작은 마을의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니 오른쪽에 산씰(San Xil)로 향하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오늘 저희는 산씰(San Xil) 루트를 통하여 사리아로 갈 예정입니다.

 

*사리아로 가는 두 가지 길: 산씰(San Xil)길과 사모스(Samos) 길

지난 포스팅에서 사리아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저의 언어로 간단히 설명을 드렸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한민국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의 언어로 이 두가지 길에 대해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출처: 대한민국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 홈페이지)

 

참고로 저희가 애용하던 '까미노 닌자 앱'에는 산씰 루트는 검색이 안됩니다. 출발지(트리아카스텔라)와 목적지(사리아)를 입력하면 사모스 루트만 나왔습니다. 하지만 Map으로 보면 산씰 루트와 사모스 루트 두 가지 모두 다 표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까미노 닌자 앱'을 따라서 가도 산씰 루트를 문제없이 갈 수가 있으며, 길에도 표시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저희는 '도나'양으로부터 산씰 루트를 통해서 갈 경우 기부금을 내면 크리덴시알에 그림을 그려주는 소위 '그림 쎄요'를 제공하는 Art's Gallery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산씰 루트를 통해서 가기로 하였습니다. 산씰(San Xil)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을 따라서 산으로 진입합니다.

 

비가 갠 하늘은 파랗고 맑았으며, 아직 빗물로 인해 촉촉한 수목과 길은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였습니다. 높은 가을 태양빛에 노랗게 물든 단풍잎의 색상이 아직 초록 본연이 색을 지키고 있는 나뭇잎들과 함께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비록 경사가 가팔라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치에 보상이 되는 듯했습니다.

 

오르는 길은 시멘트 포장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가며 나왔습니다.

 

 

트리아카스텔라에서 출발하여 약 30여분을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숨이 차서 헉헉 소리를 낼 정도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아주 밝은 파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문이 있는 작은 돌담집이 나왔고 문 옆에는 Art's Gallery라고 작은 간판이 걸려있습니다. 문은 잠겨있고, 간판 옆에는 조금 더 올라가라는 의미인 듯 한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화살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보니 조금 더 작은 집이 하나 더 나왔었는데 거기도 문이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아쉬웠지만 결국 '그림 쎄요'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 올라가기로 합니다. 구글맵의 리뷰를 찾아보니 문이 닫혀있는 날도 있다고 합니다. 

 

(*Art's Gallery 위치: https://maps.app.goo.gl/kwhE1FmFqpthw9HN8)

 

아내는 기대를 많이 하고 올라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많이 아쉬워합니다. 아쉬워하는 아내를 달래기 위해 잠깐 쉬어가기로 합니다. 배낭에 넣어놓았던 초콜릿 도넛 간식을 꺼냈습니다. 아내 얼굴에 다시 미소가 찾아왔습니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초콜릿이 발려있는 이 도넛은 생각보다 맛있어서 아내가 좋아하여 종종 사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밤에 내린 비로 인해서 길은 다 젖어 있었기에 어디 앉아서 쉬기는 어려워 길 옆에 붙어 서서 배낭을 내리고 잠깐 쉬어 갑니다. 잠깐 서 있으니 뒤에서 혈기 왕성한 서양인 청년들 무리 4~5명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점점 가까이 다가와 서로 눈이 마주쳐 '부엔 까미노'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서 'Do you wanna try some?' 도넛을 건네어봅니다. 고맙지만 사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를 지나쳐 앞서 나가는 청년 한 명의 배낭이, 커도 너무 큽니다. 레인 커버(Rain cover)에 가려져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키가 조금 작은 서양인 남성 청년이었는데, 본인 덩치보다 훨씬 더 큰 배낭을 메고 열심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조금 재미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비리(Zubiri) 가는 길에 만났던 아일랜드에서 온 남성 청년 순례자가 생각났습니다. 그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보기에도 큼직하고 무거워 보이는 배낭에 한 손에는 케이스에 든 통기타를 들고 걷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수비리(Zubiri)에서 그 청년과 같은 숙소를 사용하게 되어 잠깐 이야기를 나웠었는데, 그는 동성 친구 한 명과 같이 걷고 있는데 경치 좋은 곳이 나오면 알베르게가 아니라 야외에서 캠핑을 하려고 텐트를 포함한 캠핑용품과 기타를 들고 걷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고, 멋진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20대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저도 그런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하긴, 나이가 무슨 문제일까요,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그 마음먹기가 점점 쉽지가 않아 집니다.

 

다시 배낭을 정비하고 저희도 걷기 시작합니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산씰 루트와 사모스 루트를 비교하여 표시해 놓은 지도 안내판이 있습니다. 아직 갈길이 멉니다. (1번이 트리아카스텔라이며, 2번이 현재 위치였습니다.)

 

이 표지판은 산씰(San Xil) 마을 초입에 있었습니다. 이름이 이뻐서 애착이 가던 산씰 이라는 마을은 집이 몇 채도 안 되는 정말로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출발할 때는 맑고 화창하던 하늘에 다시 짙은 색 구름이 잔뜩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곧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걸어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서 배낭을 내리고 비옷을 꺼내어 입고 다시 걸어갑니다.

 

몬딴(Montan)이라는 작은 산골 마을을 빠르게 지나갑니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길목에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들어가 보니 기부제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키가 큰 중장년으로 되어 보이는 미남 주인장께서 먼저 온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먼저 온 손님 무리 중에는 생장에서 같은 숙소 Gite Compostela에 묵었던 미국에서 온 아가씨 순례자인 '엘라'양이 있었습니다. '엘라'양 옆에는 매끈하고 까만 피부의 남성 청년(청년이라기보다는 소년에 가까운) 순례자 '아르놀드'가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엘라'양은 '아놀드'가 아니라 '아르놀~드'라고 알(R) 발음을 강조해서 말해 보이고는 깔깔 웃습니다.

 

카페 입구를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남겼는데, 나중에 순례를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을 자세히 보니 사진 속에 누군가 찍혀있습니다. 아르놀드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 친구는 나중에 피스테라에서도 잠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Terra de Luz 기부제 카페: 간단한 커피와 차 그리고 과일과 간단한 스낵류를 판매하고 있었고, 별도의 요금은 책정되어 있지 않으며 순례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카페였습니다.

 - 카페 위치: https://maps.app.goo.gl/ibmNoAT8o96dhfbW9


 

몬딴 마을을 벗어나자 비가 점점 더 많이 옵니다. 순례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길이 젖어있어서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웬만하면 걸어가겠지만 질척한 땅을 힘주어 걸으니 아내 무릎이 좀 아픈 듯합니다. 그래서 순례길을 벗어나 차도를 따라 걸어가기로 합니다. 조금 더 돌아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래도 나중에 다시 순례길과 만나게 됩니다. Zoo라고 하는 재미있는 이름의 마을을 지나갑니다.

 

시간은 거의 12시가 다되어 갑니다. 배도 출출해지고 있고 무엇보다 약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와서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긴 합니다. 전 마을에서 봤던 기부제 카페에서는 구경만 하고 바로 출발을 해서 쉬지는 못했습니다.

 

걸어가면서 구글맵으로 주변 검색을 해보니 조금만 더 가면 식사가 가능해 보이는 카페가 하나 나오고, 그 카페를 지나고 나면 당분간은 식당이나 카페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그래서 일단 이곳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약 20여분을 더 걸어가니 식당이 나오고 다행히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10월 말~11월 초가 되면서 문을 닫고 운영을 하지 않는 곳들이 점점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들르는 마을마다 문을 연 곳이 한 두 군데 있고 모두 다 문을 닫았거나 아예 문을 연 곳이 없거나 하였습니다.)

 

이 식당의 이름은 Bar casa do franco라는 곳으로 식사가 가능한 바(Bar)입니다. 내부는 작고 아담하였으나 아늑한 분위기로 쉬어가기에 좋았습니다. 저희는 안쪽에 자리를 잡고 배낭을 내려놓은 뒤 마카로니 파스타와 크림 파스타(까르보나라)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깔라마리 튀김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주방이 바(Bar) 바로 옆에 있는 듯합니다. 저희가 주문한 음식을 조리하는 소리와 진한 냄새가 저희가 있는 홀로 날아들었습니다. 군침이 돌았습니다.

바(Bar)에 서서 주문을 하고 있는 크리스, 수잔 부부와 피안

 

몇 분뒤 서양인 장년 순례자 세분이 들어오십니다. 그들은 미국에서 온 크리스와 수잔 부부와 그들의 동행이었던 스웨덴 출신의 피안 여사였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 이후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도착할 때까지 매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저희가 주문한 음식의 메뉴와 맛이 어떤지 물어보시고는 주문을 하셨습니다.

 

*Bar casa do franco 식당: 마카로니 파스타는 맛있는 토마토소스에 치즈와 고기가 적당히 들어가 있어서 순례길에서 먹어본 마카로니 파스타 중에서는 여기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림파스타는 크림이 너무 묽어서 맛이 별로 였습니다. 깔라마리 튀김은 사진을 남기진 못했으나, 맛있었습니다. 깔라마리 튀김은 맛이 없을 수 없습니다.

 

나중에 계산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곳은 한국분들께 까페 꼰 레체(Cafe con Leche)와 사과파이, 케이크로 이미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카페 내부 벽에 이 카페의 맛있는 메뉴를 소개하는 한국인 순례자분들이 남기신 쪽지가 몇 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카페 위치: https://maps.app.goo.gl/nqYcq1PCeUq6oW4h8


 

맛있는 식사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다시 출발했습니다. 무릎이 아픈 아내를 위해 구불구불한 도보 순례길 루트를 따라가지 않고, 자전거 순례길 루트를 따라가기로 합니다. 구글맵으로 확인해 보니 도보 순례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내리던 비는 차츰 약해지더니 비구름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비 맞은 푸른 초원 위에서는 젖소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갈리시아 지방의 순례길은 가축들의 분뇨 냄새를 맡으며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 지방에서는 소를 대규모로 키우는 농장(목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다 보면 마을과 마을 사이에 대형 축사들이 있는 곳들이 많으며 그로 인해서 순례길은 축사에서 밀려오는 분뇨 냄새가 진동하여 가는 길이 쉽지 않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식당을 지나 사리아로 가는 언덕을 넘어가는 길에 가축의 분뇨 냄새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사리아로 가는 길, 자연의 향을 선사하고 있는 축사의 모습

 

 그래도 사리아로 들어가는 길은 비가 완전히 개이고 가로수가 길게 늘어선 길이라 걷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사리아에 도착했습니다.

 

사리아 시내를 걸어 오늘 예약한 숙소로 걸어갑니다. 사리아에서 저희가 묵을 숙소는 Dp Cristal 이라고 하는 사립 알베르게 입니다.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나름대로 깔끔했습니다.

 

* Dp Cristal - Café Bar Restaurante Hostal 사립 알베르게: 사리아 초입에 위한 이곳은 1층에서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2층부터 그 위로는 호스텔인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2인실을 예약했는데 저희가 예약한 방에 문제가 있어서, 3인실을 배정받아 사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세월의 흔적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편의 숙소였습니다. 침구 매트리스 시트는 세탁이 된 하얀색 시트였으나 이불은 얇은 시트 위에 담요를 얹어 놓은 것이어서 저희는 담요는 개어서 다른 침대로 옮겨놓고 저희 침낭을 꺼내어 이불 대용으로 사용했습니다.

 

저희는 2인 조식 포함가51유로(EUR)에 사용했습니다. 조식은 간단한 뷔페로 나왔었는데, 식빵과 치즈, 햄, 잼, 버터, 콘 푸레이크 및 음료 등의 기본적인 아침식사와 함께 에그 스크램블과 베이컨이 따뜻하게 조리되어 나와서 생각보다 괜찮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 숙소 위치: https://maps.app.goo.gl/YQyPrTEqemh6z9VY8 


 

 

 

숙소 체크인을 하고 샤워를 한 후 비를 맞아 젖은 옷가지들을 널어 말립니다. 그리고는 1층 숙소 입구에서 확인한 처음 보는 '동키' 업체에 연락을 해 보았습니다. Camino Comodo라고 하는 이 업체의 전단지에는 배낭 하나당 4유로(EUR)라고 하는 파격적인 가격이 적혀있었습니다.

 

저희는 '동키' 서비스를 자주 이용했었습니다. 생장에서 출발할 때의 동키 서비스는 8유로(EUR)였습니다. 그 후 스페인 내에서 Jacotrans나 Transporte라는 업체를 통해서 이용할 때는 대부분 6~7유로(EUR)에 이용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리아에서는 4유로(EUR)인 겁니다.

 

전단지에 나와있는 업체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5유로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 전단지가 오래된 것이고 그 사이 단가가 오른 것인지 아무튼 5유로라고 합니다.

 

(*연락은 WhatsApp이라는 앱을 통하여 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이 앱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평소 이용하던 Jacotrans 담당자에게 연락해 보았습니다. 다른 업체에서는 4유로라고 하던데, Jacotrans에서는 얼마에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4유로에 해주겠다고 합니다. 대박입니다. 여하튼 결론은, 사리아에서부터는 Jacotrans 동키 서비스를 4유로에 이용하였습니다. 사리아에서부터는 순례자들도 많아지고, 그로 인해 동키 업체들도 많아져서 인지 시장 단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동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번 '팜플로나 편'에 자세히 남겨놓았으니 필요하신 경우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6] 순례길에서의 첫 힐링 도시, 팜플로나(Pamplona)에 가다!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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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개인정비를 마친 후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필요한 약을 사러 약국을 갔다가 슈퍼마켓을 들러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 왔습니다.

 

(*약국은 사리아 공립 알베르게 근처에 있는 La Farmacia Rivas 약국 추천합니다. 다른 어느 대도시의 약국보다 더 크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약사분들도 친절하셨습니다.

- 약국 위치: https://maps.app.goo.gl/nGvRXbXLkoBqhJc37)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할 장소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좋아하는 Chocolate con Churros 가 나오는 카페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옵니다. 참새는 정말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Ousá Pastelería Cafetería 위치: https://maps.app.goo.gl/We6Ua6b5WLHuV7yL8)

 

 

 

 

숙소 근처를 검색해 보니 몇 군데가 나왔는데 저희는 오 레쿤쵸 라는 바베큐 식당(Restaurante Parrillada "O Recuncho")을 가기로 했습니다. 구글의 평점과 리뷰가 괜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식당은 외진 뒷골목에 있었는데 구글맵을 따라가면 나왔습니다.

(출처: 구글)

 

* 오 레쿤쵸 바베큐 식당(Restaurante Parrillada "O Recuncho"):

저녁 7시 30분부터 영업이 시작된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7시 40분쯤 식당으로 갔더니 아직 오픈 전입니다. 한 직원이 저녁 8시 오픈이라고 알려줍니다. 식당 내부에는 직원들이 분주히 오픈 준비를 하고 있고, 저희와 다른 손님들 서너 명은 문 밖에서 대기를 하며 기다렸습니다.

 

약 5~10분 뒤 식당 문이 열리고 안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려도 좋다고 합니다. 저희는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혹시 미리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합니다. 정확히 저녁 8시가 되니 주문을 받으러 옵니다. 재미있습니다.

 

저희는 종업원의 추천으로 추라스코(Churrasco)라는 소고기 바베큐를 시키고, 고추 튀김과 크로케타 하나를 주문하였습니다.

 

소고기 바베큐는 한국으로 치면 'LA갈비'에 해당하는 고기인데 바베큐로 나왔습니다. 뜨겁게 바베큐 되어 나온 고기는 별미였습니다. 괜히 리뷰가 좋은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한 덩이라만 나와서 음식을 받으면 '양이 생각보다 적은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것은 식당의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덩어리의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즈음에 이만한 고기가 한 덩어리 더 나왔습니다. 만약 이 고기가 처음부터 같이 나왔더라면 다 식어서 맛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부위를 바베큐로 먹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맛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저는 갈리시아 지방은 바베큐의 지방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목장이 많아서 그런지 양질의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고추 튀김과 크로케타도 훌륭했습니다.

고추 튀김은 스페인 현지에서 피미엔토스 델 파드론(Pimientos del Padron)이라는 이름으로 갈리시아 지방의 웬만한 식당에서는 이 메뉴가 다 있었습니다. 이 고추 튀김 요리는 그릴에 구운 후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곁들여 나오는데 정말 별미입니다. 네이버 사전의 설명에 의하면 이 고추는 스페인에서 가장 매운 고추라고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맵지 않습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설명으로는 이 고추는 '보통은 매운맛이 많이 없지만, 하나씩 엄청나게 매운 맛이 섞여있어서 타파스계의 러시안룰렛이라는 별명을 가진 고추'라고 합니다. 먹어본 입장에서는 이 후자의 설명이 더 맞는 설명인 듯합니다.

 

크로케타도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바베큐와 함께 소스도 같이 제공이 되었습니다. 타바스코 소스는 있는지 물어봐야 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자니 그때의 풍미가 떠올라 허기가 지는 듯합니다. 얼른 포스팅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식당 위치: https://maps.app.goo.gl/boCNLoYbNMhLo5Ba7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오후에 들렀던 카페로 가서 달달한 디저트를 하나 더 사 먹은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 런. 데.

순례길을 다녀온 후 포스팅을 위해 조사를 하며 알게 된 바로는 사리아는 뽈뽀(Pulpo)라고 하는 문어요리가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멜리데가 뽈뽀로 유명한 곳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사리아도 뽈뽀로 유명한 곳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 외에도 프레이쇼(Freixo)라는 계란과 우유로 만든 후식과 군밤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혹시 이 정보를 미리 알고 가시는 분들은 참고가 되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포르토마린으로 갑니다. 이제 정말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너무나 아쉬운 날입니다. 그래도 움직이는 시계추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다가오는 미래를 막으려는 노력도 무의미할 것입니다. 그저 감사히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고, 그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 겁니다.

 

그럼,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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