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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20-4] 레온 북경오리 전문 중국요리식당(Rey Del Pato Laqueado)

by 완자야 2024.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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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에서 무슨 북경오리냐고요?

스페인에서 무슨 중국요리식당 이냐고요?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레온, 북경오리, 중국요리

 

 

사실 저와 아내는 중국 요리 Lover 입니다.

결혼 당시 저의 직장이 중국에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신혼 생활을 중국에서 시작했습니다. 약 3년 후 중국을 떠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다름 아닌 맛있는 중국 요리를 더 이상 마음껏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후로 중국 요리를 늘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레온에 도착하기 전에 나헤라(Nájera)에서 저희는 소피아(Sofía)라고 하는 아주 반가운 중국 요리 식당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 때문이었을까요? 그날 저녁식사는 음식의 퀄리티만 놓고 본다면 저의 전체 순례길에서 먹었던 저녁식사 중 Worst에 꼽히는 곳이었습니다.

 

나헤라에서 들렀던 중국 요리 식당에 대한 이야기는 나헤라 후기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11] 나헤리아(Najerilla) 강변의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 나헤라(Nájera)로!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

elinprince.richandhappy.co.kr

 

 

그래서 레온에서 만나게 된 이 중국 요리 식당은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특히 아내가 중국 요리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바로 딤섬과 북경오리였습니다.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 Běijīng kǎoyā)라고 부르는 이 북경오리 요리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북경)의 대표적인 요리로, 단어의 의미상으로는 북경의 오리구이라는 뜻입니다.

 

구워서 요리된 것이다 보니 껍질이 바삭한 것이 특징인데요, 겉바속촉의 오리 고기를 '톈몐장(甜面酱, tiánmiànjiàng, 밀가루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중국식 장)'에 찍어 채 썬 오이를 넣고 '춘삥(春餅, chūnbǐng, 중국식 밀전병)'에 싸서 먹으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더 있다가 추가로 하기로 하고요, 식당 소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레온의 북경오리 전문 중국요리 식당: 이름과 위치

식당의 이름

레온에서 4박을 하면서 총 3번이나 방문했던 북경오리 전문 중국요리 식당의 이름은 REY DEL PATO LAQUEADO 입니다.

 

 

저는 새로운 언어의 의미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타입이라서, 식당 이름의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네이버 사전은 스페인어로 Rey는 '(King)'을, Pato는 '오리'를 그리고 Laqueado는 '옻/락스 칠을 하다'는 의미라고 설명을 합니다. 파파고 번역기도 비슷하게 해석을 해 놓았네요.

 

(출처: 파파고 번역 사이트)

 

식당이름의 중국어 鸭王烤鸭店(yāwáng kǎoyādiàn)은 해석을 하면 '오리 왕의 오리구이 식당'이란 뜻입니다.

즉, 식당 이름으로 본 이 식당의 사장님은 '우리가 오리구이 최고(King)의 식당이다 또는 최고의 식당이 될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계신 듯 합니다.

 

그런데 이곳 북경오리를 직접 먹어보니, '왕(King)'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최소한 레온에서 만큼은 당연하고, 어쩌면 카스티야이레온 지방 전체에서도요. 실제로 식사 시간에 가니 스페인 현지인들이 가족들과, 친구들과 많이들 와서 식사를 해서 테이블이 만석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식당의 사장님은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중국인 부부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마드리드에서 자랐고, 2023년 여름에 레온으로 와서 이 식당을 오픈했다고 하네요.

 

식당의 위치

위치는 Leon Plaza 1층에 위치한 Mercadona라는 큰 대형 마트 쪽 출구로 나오면 바로 왼편에 있습니다. 구글맵의 위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https://maps.app.goo.gl/5NbSRVWVGEyecPcP9)

 

레온 대성당을 기준으로 약 1.8km 떨어져 있어서 가까운 편은 아닙니다. 약 20분 정도를 열심히 걸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걸어서도 가보고 버스로도 가 봤습니다.

 

갈 때는 아무래도 배가 고프니까 버스로 갔다가 올 때는 소화를 시킬 겸 걸어오면 좋을 듯합니다. 구글맵 어플을 통해서 버스 노선을 확인하고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버스요금은 인당 1.6유로(EUR)가 나왔습니다.

 

 

레온의 북경오리 전문 중국요리 식당: 북경오리 메뉴 소개

이 식당의 메인 요리라고 할 수 있는 북경오리단품으로도 주문 가능하고 세트로도 주문 가능했습니다. 단품 주문 시에는 북경오리 1마리에 50유로(EUR), 반(1/2)마리에 28유로(EUR) 였고요, 세트로 주문시에는 인당 22유로(EUR)이고 최소 2인 이상 주문이 필요했습니다.

 

 

저희는 사장님의 추천으로 세트 메뉴를 주문을 했는데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트메뉴는 2인 기준으로 북경오리 반(1/2) 마리와 다른 여러 가지 요리들에 마지막 디저트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중국식당답게 차가운 요리(중국어로 냉채(冷菜, lěngcài))가 애피타이저로 나왔습니다. 두부와 오이 그리고 샹차이(향채)를 중국 특유의 간장 베이스 소스에 무친 중식 샐러드입니다.

(자세히 보면 오른쪽에 '알새우칩'과 비슷한 모양의 과자도 있습니다.)

 

 

곧바로 튀군만두, 새우튀김 그리고 캘리포니아롤이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롤은 퓨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애피타이저로 나온 음식들이 맛이 다 괜찮았습니다. 특히 이 튀긴 춘권의 속은 양배추, 당근, 버섯 등의 채소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하나의 사이즈가 엄청 크면서 맛도 괜찮았습니다.

 

 

애피타이저를 다 먹어 갈 때쯤에는 주방장(?) 아저씨가 북경오리를 직접 가지고 나와서 요리된 오리를 보여준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플레이팅을 해주었습니다. 중국의 북경오리 전문 식당을 가면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이곳 스페인 순례길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약 1분가량의 '오랜 기다림' 끝에 그분의 화려한 칼놀림이 끝이 나고 테이블로 서빙이 됩니다.

 

 

 

이제 북경오리를 음미합니다.

서론부에서 말씀드린 대로 겉바속촉의 오리 고기를 '톈몐장(甜面酱, tiánmiànjiàng)에 찍어 채 썬 오이와 파를 넣고 '춘삥(春餅, chūnbǐng)'에 싸서 한번 드셔보세요.

 

세트 메뉴에는 위 사진의 볶음밥도 제공되는데 고기와 새우 숙주 등으로 볶아져서 이 또한 아주 맛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요리의 달인, 아내의 감상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밀전병은 얇고 찰랑거리면서 입에 감기는 부드러움이 있고, 오리고기의 껍질에서는 버터보다 더한 고소한 감칠맛의 기름이 씹을 때마다 뿜어져 나오며, 살코기는 육즙으로 촉촉하고 쫄깃해요.

 

채 썬 오이와 파는 혹여 있을 느끼함을 적절하게 잡아주고 마지막으로 달콤함과 짭짤함 그리고 감칠맛으로 무장한 톈몐장은 이 모든 재료들과 하모니를 이룹니다.

 

캬, 먹고 싶습니다. 

 

그렇게 오리고기를 한쌈 함쌈 즐기고 있노라면, 큰 살점을 발라내고 남은 작은 덩이와 뼈는 뜨거운 불에 바싹 튀겨진 다음 중국식 특유의 마라맛과 향의 양념이 뿌려진 요리로 재탄생해서 나옵니다. 캬, 이것 또한 별미입니다. 보통 중국에서는 남은 뼈로 죽이나 볶음밥, 볶음면 그리고 이렇게 튀김으로 요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이 집은 마라양념튀김으로 해주었습니다.

 

 

양념이 맛있게 되어 있고, 뼈에 붙은 살이 솔찮습니다.

 

 

위의 감상평은 아내가 북경오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적 정의인데요, 레온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곳의 북경오리가 거의 그 수준에 근접하는 듯한 느낌인가 봅니다.

 

이 정도 먹고 나면 배가 상당히 부릅니다. 사실 많이 불렀습니다. 소화제를 먹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음료는 와인이나 맥주 등을 시켜드시면 되는데요, 저희는 탄산수(Agua Con Gas) 한 병을 나누어 마셨습니다.

 

 

 

저희는 세트메뉴가 이제 다 끝난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가 디저트는 무엇을 먹을 건지 물어보게 아니겠어요?

디저트에는 커피와 차 그리고 '일반' 아이스크림과 '튀긴' 아이스크림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튀긴' 아이스크림과 커피 한잔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기가 막힌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튀긴' 아이스크림 드셔보셨나요? 아마 중국에 계셨던 분이라면 드셔보셨을 겁니다. 맛있는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크림과 함께 나왔는데요, 훌륭했습니다. 중국에서 먹어보았던 것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셋트 메뉴 구성의 내용과 질(Quality)이 너무 좋아서 저희는 3번 모두 다 이 셋트 메뉴만 먹었는데요, 혹시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저희랑 같은 세트 메뉴를 드셔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저희가 먹은 셋트 메뉴를 간단히 요약해 보면,

 

 ○ 비용: 인당 22유로(EUR) x 최소 2인 = 44유로(EUR)

  포함사항:

    1) 애피타이저:

        ① 오이&두부 샐러드

        ② 춘권 튀김

        ③ 새우튀김

        ④ 군만두

        ⑤ 캘리포니아롤

     2) 메인요리:

        ① 북경오리 반(1/2) 마리

        ② 볶음밥

        ③ 오리고기 후라이드 마라맛

     3) 디저트:

         - 커피 또는 차, '일반' 아이스크림, '튀긴' 아이스크림 中 택 1

          (차(Tea)를 주문할 경우 차 주전자에 차가 나오고, 아이스크림은 3가지 맛 중에서 고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세트 메뉴 외에 더 다양한 요리를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단품으로 주문해서 시켜 드실 수 있습니다.

 

 

 

 

 

순례길의 날수가 길어질수록 한국음식에 대한 향수 또는 아시아 음식에 대한 향수가 커져가는 것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희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곳은 그렇게 축적된 아시아 음식에 대한 향수(특히 중국 요리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더더욱)를 완전히 해소시켜 줄 만한 식당인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고 있자니 중국 요리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지는 듯하고 허기가 몰려오는 듯합니다. 이제 그만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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