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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1번: 배낭

by 완자야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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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1번, 배낭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1번: 배낭

 
 

시작하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

저희는 순례길 준비기간이 매우 짧았습니다. 9월 말에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 구매하고 10월 10일 파리로 출발을 했으니, 준비기간은 약 2주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짧아도 너무 짧았나요?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비행기 티켓이 확정되고 나니 마음이 분주해졌습니다. 그냥 분주해진게 아니라 엄청나게 분주해졌습니다.
 
가방 다 싸고보니 그렇게 많이 준비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출발을 앞둔 그 2주간 저희들의 마음은 왜 그리 바쁘고 정신이 없었을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마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도 어쩌면 저희들처럼 마음 한편에는 처음 가보는 순례길을 앞두고서 불안한 마음이 있으신 건 아닐까 싶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안해할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저희 부부가, 갔다와 보니, 다녀와 보니, 가서 직접 부딪혀 보니, 전혀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도 순례길이 처음이었고, 유럽 자체가 처음이었습니다. 평소 운동을 하는 편도 아니라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직접 가보니 거기도 다 사람 사는 동네였습니다.
언어 못해도 의사소통 다 가능하고요(정말 필요한 상황이 되면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이 저절로 되고, 또 그들이 저희가 순례자임을 대부분 알기 때문에 우리의 필요가 무엇인지 대충 아십니다.), 함께 걷는 사람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고요.
 
그러니, '혹시라도 내가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불안해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아무리 잘 챙겨가도 막상 가보면 부족한 게 생기기 마련이고, 또 필요할 것 같아서 가져가면 크게 필요 없는 것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습니다만, 여하튼 불안한 마음 갖지 마시고^^ 준비물 준비하는 과정도 순례 여행의 한 여정이란 생각으로 즐겁게 준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사항

저희는 결혼 11년 차 부부입니다.
저희는 2023년 10월 중순 ~ 11월 중순에 프랑스길을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다 경험했습니다.)
누구나 말하지 않아도 챙겨갈 수 있는 준비물들은 간단히 넘어가고, 저희가 생각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 위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배낭

저는 도이터(deuter)의 AIRCONTACT LITE 50 + 10 모델을 사용했고, 아내는 오스프리(Osprey)의 RENN 50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도이터(deuter) Aircontact Lite 50+10

기본 50리터(L) 용량인데 덮개를 위로 올려서 추가로 10리터(L) 확장이 가능한 형태의 배낭입니다. 즉, 총 60리터짜리인 셈입니다. 확장을 하면 가방이 위아래로 길어지는 형태입니다. 아내 가방은 위아래가 짧고 좌우가 넓은 형태의 배낭이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위아래로 긴 가방이 무게감이 덜해서 더 좋았습니다.

왼쪽이 도이터 Aircontact Lite 50+10모델입니다. 제 가방은 위로 길어지고 아내 가방은 옆으로 넓어지는 형태입니다.

 
 
이름에 Lite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가벼운 경량 가방으로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내의 가방과 비교해 보면 천 자체가 더 얇았습니다.
 

(출처: 도이터 홈페이지)

 
수납이 편리한 포켓들이 많고, 무엇보다 가방 맨 아래에 침낭 전용 공간이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또한 백패널하네스(어깨에 메는 끈 부분) 그리고 힙벨트쿠션이 좋아 편안했습니다.
 
색상은 3가지가 있는데 저는 무난한 블랙 마린(Black marine) 컬러를 사용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다시 구매한다면 저는 푸른색(공식 컬러 명칭은 Atlantic ink)이나 주황색(공식 컬러 명칭은 Chestnut-teal)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순례여행 다녀와서 보니 결국 간단히 기록해 놓았던 저의 메모와 사진이 남더라고요. 옷도 배낭도 모자도, 밝고 이쁜 컬러가 사진이 잘 나옵니다.ㅎㅎ
 
아무튼 이 배낭은 저에겐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배낭이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순례 여행 중에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사용했습니다.
 
단, 경량(Lite)으로 나온 모델인 만큼 레인커버(Rain Cover)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비옷을 입으니 크게 문제 되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계속해서 내리는 비일 경우에는 아무리 비옷을 입어도 비옷 안으로 젖어드는데 그때는 레인커버가 없으니 가방이 다 젖어요. 레인커버가 있던 아내 가방은 젖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크게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출처: 도이터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이 가방은 척추의 길이에 맞게 하네스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장기간 걸어야 하는 순례자에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내 척추 길이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가이드는 도이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데요, 위 스펙 이미지에서 Back Lengthⓘ라고 되어 있는 부분 보이시나요? 홈페이로 가셔서 거기를 클릭하면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도이터 홈페이지 방문이 번거로우신 분들은 제가 링크 남겨드릴 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이터에서 제공하는 내 척추길이에 맞게 백팩 하네스 조절하는 방법:
https://www.deuter.com/int-en/advice/fits/how-to-measure-your-back-length)

 

📏 How to measure your back length

Follow our 7 steps and find our which is your back length and the best backpack for your!

www.deuter.com

 
 
 

오스프리(Osprey) RENN 50 

오스프리에서 나온 여성용 50리터(L) 백팩입니다.
여성용으로 나온 모델이라서 그런지 여성들 체형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이 배낭에 대해서 단점이 하나도 없는 배낭이라고 했습니다. 직접 메어보면 제 가방은 불편한데 이 배낭은 편안하고 좋다고 합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동행 여성분들 중에서 몇 분이나 아내 가방을 한 번씩 메어보고는 탐을 내셨습니다.
 

(출처: 오스프리 홈페이지)

 
 
제가 본 이 배낭의 장점은 일단 천이 질기고 튼튼합니다. 제 배낭과 비교가 되어서 그런지 제 배낭의 천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질겨서 튼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지가 않고 가벼웠습니다. 실제 각각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스펙 자료를 보면 제 가방이 1,640g이고, 아내 가방은 1,587g입니다. 아래의 스펙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오스프리 홈페이지)

 
이 배낭도 맨 아래에 침낭 전용 공간이 있었고, 레인커버가 들어있어서 비가 올 때뿐만 아니라 그 외의 상황에서 가방을 보호할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제 배낭과 마찬가지로 척추 길이에 맞추어 하네스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제 배낭은 벨크로(일명 '찍찍이')로 되어 있어 조절이 쉬웠던 반면 아내의 배낭은 철제 프레임으로 되어 있어서 여성이 혼자서 조절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조절하기에도 프레임이 단단해서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흉골 스트랩에 귀여운 호루라기가 달려 있습니다. 순례길을 걷다가 심심할 때 호루라기를 불어서 동행을 부를 수 있습니다ㅎㅎ.

 
 
 
그리고 제 배낭과 아내 배당 모두 다 힙벨트에 있는 포켓 사이즈가 커서 편리했습니다. 저희는 휴대폰, 지갑, 헤드랜턴 그리고 순례길의 위로가 되어줄 캔디류 등을 충분히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습니다. 힙벨트에 있는 포켓이 작으면 은근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되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저희 배낭의 실물 사진입니다. 순례 여행을 다녀온 후 세탁까지 한 상태의 가방이니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배낭의 신품 구매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시면 될 듯합니다.
 
저희는 장기간 여행을 하기에 적합한 배낭이 없어서 순례 여행을 목적으로 새로 하나씩 장만을 했습니다. 하지만 평소 등산이나 트래킹을 종종 하셔서 배낭이 이미 있고 또 그 배낭의 기능이 순례길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시면 굳이 새로 구매할 필요 있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순례길에서는 새 제품이건 헌 제품이건 크게 의미가 없어지거든요. 길을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언제 어디서건 배낭을 내려놓거나 걸터앉아야 하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배낭에 흙먼지가 덮이고 때가 묻고 긁히게 됩니다. 그러니 개인적 상황에 맞게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시작할 때는 모든 준비물들에 대한 총정리 편을 작성할 생각이었는데, 배낭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내용이 길어질 줄 몰랐네요. 이번 포스팅은 배낭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마무리해야겠습니다.
 
다른 준비물은 다음 포스팅에서 준비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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