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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2번: 신발 (트래킹화 vs등산화? 슬리퍼vs샌들?)

by 완자야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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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2번, 신발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2번: 신발

 

시작하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

신발에 대해서는 순례길을 준비했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백이면 백 모두 다, 많이 고민하셨을 준비물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이제 순례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 고민이 되시겠지요.
 
저도 가장 많이 고민되었던 준비물 중의 하나가 바로 신발이었습니다. 무겁고 단단하며 튼튼한 신발이 좋을지, 아니면 비교적 가볍고 얇은 신발이 좋을지,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말하면 수백번을 고민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육군 보병으로 만기 제대를 하여 '행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는 마인드셋을 가졌던 저였음에도(^^;) 고민이 많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고민이 많이 되었던 이유는 아마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요(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준비물 1번: 배낭 편에서 저는 준비물을 준비할 때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먼저 드렸었습니다.
 
하지만, 신발은 조금은 더 신중히 고민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걸을 때 발이 아프면 걷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저희와 함께 걸었던 동행 중 30대 여성분 한분은 순례길을 걸으면서 새 트레킹화를 2켤레나 사셨습니다.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걷게 되었을 경우 발은 발대로 고생을 하고, 예상치 않은 지출도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신발은 다른 준비물들에 비해서 조금은 더 신중히 고민해서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어떤게 나에게 맞는 신발일까요?
 
저도 발과 신발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것이 정답입니다' 라고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우나, 저의 경험담을 나누고, 저의 경험에 대한 정보가 순례길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의사결정을 하시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참고로 저와 아내는 2023년 10월 중순 ~ 11월 중순에 프랑스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HOKA의 Men's BONDI SR 모델 Wide를 신었고, 아내는 HOKA의 Women's KAHA 2 GTX 모델을 신었습니다.
 
신발에 대해서는 트래킹화나 등산화 같은 순례길을 걸을 때 꼭 필요한 주력 신발과 슬리퍼나 샌들 같은 숙소 도착 이후 휴식할 때 필요한 보조 신발,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신발 구매 팁 2가지 이렇게 총 세 가지 파트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트1 : 주력 신발 (트래킹화 vs 등산화)

먼저, 트래킹화가 좋은지 등산화가 좋은지 저도 잘 모릅니다ㅎㅎㅎ.
 
제가 생각하는 바는 그저,
사람들마다 발의 모양이나 형태도 다를 것이고, 발의 특성(평소 발이 습하신 분이나 건조하신 분의 차이)도 다르며, 또 무더운 여름날을 걷는 것과 건조하고 추운 가을 또는 겨울날을 걷는 것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먼저 본인의 발에 대해서 면밀히 관찰해보고 또 걷게될 계절의 일기와 기후도 미리 확인해서 나에게 적합한 신발을 고르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준비할 때 제가 본 다른 분들의 후기를 종합해본 결과 등산화는 너무 '무겁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아서, 트래킹화를 신고 가기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험한 산을 넘는 날보단 평원의 비포장 도로를 걷는 날이 대부분이며, 험한 산을 넘는 날도 대부분은 길이 나 있는 산길 이었습니다.
 

HOKA, Men's BONDI SR 모델 Wide

이 신발은 제가 지금까지 신어본 모든 신발 중에서 가장 편한 신발입니다.

신발, 트래킹화
(출처: HOKA 홈페이지)

 
 
제가 이 신발을 산 것은 2022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순례길을 위해서 산 신발은 아니라 평소 운동 목적으로 사 놓고 신던 신발이었는데, 2023년 10월 순례길을 이 신발로 다녀왔고, 지금도 멀쩡히 신고 다닙니다.
 
평소 1년 이상 신었던 신발이라서 출발하기 전에 걱정을 조금 하긴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피레네 산맥이니, 수비리의 공포의 내리막길이니 등 무시무시한 후기들을 많이 봤었기 때문에 중간에 신발이 떨어지거나 망가지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지요. 출발하기 전 준비물을 준비할 때 제 신발을 들고 밑창과 이음새를 꼼꼼히 관찰해 본 후 여전히 튼튼하다고 판단되어서 신고 가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이 신발의 특징 중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특징을 먼저 말씀드리면, 신발의 폭(넓이)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택 옵션은 RegularWide 두가지 있고요, 저는 비교적 발 볼이 넓은 편인데 이 신발은 Wide가 있어서 발 볼이 넓은 사람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습니다. 신발은 이쁜데 폭이 좁아서 오래 신으면 발이 아픈 신발을 누구나 갖고 계시죠. 하지만 이 신발은 정말 편안했습니다. 순례길을 걸을 때 많이 걸은 날은 30km 가량 걸었는데, 아무리 오래 신고 걸어도 발 볼이 좁아서 발이 아프진 않았습니다. 그냥 오래 걸어서 발이 아팠지요 ㅎㅎ.
 

(출처: HOKA 홈페이지)

 
그리고 HOKA의 홈페이지 설명에 의하면,
이 BONDI SR 모델은 HOKA의 로드 슈즈 라인업 중에서 가장 폭신한 쿠션감(the most cushioned shoe)을 갖춘 신발이라고 합니다. 또한 방수 가죽(Water-resistant leather) 재질로 되어 있고, 바닥도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고무(Slip-resistant rubber)로 되어 있습니다.

(출처: HOKA 홈페이지)

 
신어보니 바닥은 확실히 안 미끄럽습니다. 웬만해서는 미끄럽지가 않습니다.
 
방수 기능과 관련해서는, 약한 비에는 매우 강하지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비에는 어쩔 수 없이 신발이 젖습니다. 저희가 순례길을 걸을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비가 올 때가 제법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신발이며 양말이며 몽땅 다 젖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비에는 상당한 방수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저는 검정색(Black) 모델을 신었는데요, 신발이 빗물에 젖으면 가죽에서 검은 물이 빠져서 양말과 저의 발이 모두 다 까맣게 되었고 그 물이 잘 빠지지가 않았습니다. 평소 때 안타게 신기에는 검정색이 좋긴한데, 비에 젖게되면 가죽에서 검은물이 빠지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이 부분은 다른 신발도 비슷하겠지요)
 

(출처: HOKA 홈페이지)

 
 
신발의 무게는 14온스(oz)라고 하니까, 그램(g)으로는 약 397g 정도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신어서 가죽의 광택도 빠지고 바닥도 조금 닳았지만 실물 사진도 같이 공유해드리겠습니다.
 

 
 
 

HOKA, Women's KAHA 2 GTX

아내가 선택했던 KAHA 2 GTX 모델은 목이 긴 Mid GTX목이 짧은 Low GTX 두 가지가 있습니다.

좌: Mid GTX / 우: Low GTX (출처: HOKA 홈페이지)

 
 
평소 걸을 때 발목을 비교적 잘 접지르는 편이었던 아내는 여러 후기들을 종합해본 결과 발목을 잡아줄 수 있는 목이 긴 모델을 선택했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잘한 선택이었다고 했습니다. 등산이나 트래킹을 자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걸을 때 발목을 잡아주는 신발을 신으면 걸음에 상당한 안정감이 생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고 벗는게 불편하기 때문에 발목이 짧은 신발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내도 그 부분이 조금 불편하긴 했다고 합니다ㅎ.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발목을 접지르지 않는게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인 듯 합니다. 발목이 약한 분이시라면 고민 한번 해보세요.
 
발목이 긴 모델이다보니 무게는 조금 더 나가는 편입니다.
홈페이지 스펙을 보면 무게가 15.6온스(oz)니 그램(g)으로는 약 442g 정도 됩니다. 그래도 제 신발과 45g밖에 차이가 안나네요.

(출처: HOKA 홈페이지)

 
 
이 신발은 발목의 안정성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내는 발바닥의 쿠션도 편안하고 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하이킹(Hiking) 전용으로 나온 신발이고 방수 누벅 가죽(Waterproof nubuck leather)과 고어텍스(GORE-TEX) 원단으로 되어 있어서 기본적으로 방수 기능이 있고 통기성도 좋은 신발입니다. 또한 가볍고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비브람(Vibram)의 고무가 맨 하단 5mm 두께의 밑창으로 만들어져 있는데다가 형태 자체도 하이킹 전용 신발답게 미끄럽지 않도록 돌기가 있어서 미끄럼 방지 효과도 탁월합니다.
 
이 신발은 제법 고가의 신발입니다. 그러다보니 HOKA에서 설명하는 특징의 내용도 화려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의 신발 사양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HOKA 홈페이지)

 
 
아내 신발의 실물 사진도 한번 살펴보시죠. 컬러는 블랙이지만 실물을 보면 은은한 카키색이 감도는 재질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가 않지만요.
 

 
 
이 신발의 발목 부분은 끈을 구멍으로 넣어서 빼내는 형태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된 후크에 체결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HOKA 홈페이지)

 
 
만약 저희들이 순례길을 한번 더 간다고 하면, 아내도 저도 또 이 신발을 신고 갈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신발을 구할 수 없다면 이 신발들과 최대한 비슷한 기능을 가진 신발을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신발이 아무리 좋아도 방심은 금물!

신발이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고 해도 순례길에서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아마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혹은 이미 다녀오셨거나 혹은 당장 계획은 없더라도 상당한 관심이 있으신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순례길을 걸을 때 '양말을 두겹씩 신으라'는 이야기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발가락 양말을 먼저 신고 그 위에 두툼한 등산용 양말을 신으라'는 이 이야기는 저도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인데요, 저도 다시 한번 강조해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아내는 위에서 설명드린 신발에다가 항상 두겹씩 양말을 신고 걸어서 발이 무사했습니다. 그렇게 몇일을 걷던 아내가 하루는 '양말을 매일 빨아서 신는게 힘들다는 이유'로 양말을 한겹만 신고 걸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그 날을 후회했습니다. 그렇게 걸은 날 바로 물집이 크게 하나 잡혔고, 그 후로도 약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물집으로 인해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반면 항상 발가락 양말과 두툼한 등산양말 두 겹을 신고 걸었던 저는 단 한번도, 단 하나의 물집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게 양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러했습니다.)
 
 
 

파트2: 보조 신발 (슬리퍼 vs 샌들)

저와 아내는 일명 '쪼리'라고 하는 플립플랍(flip-flop) 슬리퍼를 가지고 갔었습니다. 제 것은 전형적인 플립플랍 슬리퍼였고, 아내는 발 뒤꿈치에 샌들처럼 신을 수 있는 '슬링백' 타입의 플립플랍이었습니다.

 
이들 플립플랍의 장점은, 가볍고 부피가 작아서 배낭을 꾸리기에 유리하며 숙소에서 샤워 후 신발이 젖었을 때에도 건조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오래 걷기에는 발바닥이 아플 수 있으며, 늦가을부터는 발이 시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희도 10월말부터는 발이 많이 시려웠습니다. 그럴땐 발가락 양말만 신고 플립플랍을 신고 다니면 조금 나은데, 주의할 점은 그렇게 해서 다니면 다른 사람들 특히 한국 이외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런 발 모습을 보고 많이들 깜짝 놀라십니다ㅎㅎ.
 
그래서 '샌들'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던데, 저와 아내의 생각에 '천(fabric)' 재질로 스트랩이 되어있는 샌들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동행했던 일행중에 '천' 재질의 슬리퍼를 갖고 오신 분이 계셨는데 문제는 숙소에서 샤워하고 난 후였습니다. 여기 물기가 마르지가 않아서 이 부분에서 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빨래를 제대로 말리지 않았을 때 나는 그런 냄새 아시죠?
 
힘든 순례길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샤워를 하게되면 슬리퍼가 다 젖게 되죠. 그리고 오후부터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는 보통 이 슬리퍼를 신고 다니게 되는데, 마르지 않은 슬리퍼를 몇 시간씩 신고 있으니 당연히 냄새가 날 수 밖에요. 그래서 그 분이 이 냄새로 인해서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만약 저희들이 순례길을 한번 더 간다고 하면 저희는 어느 정도 걸어도 발바닥이 덜 아프도록 바닥 쿠션이 최대한 폭신하면서도 가벼운 슬리퍼로, 그리고 플립플랍 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슬리퍼 형태로, 끝으로 만약 늦가을이나 겨울 까미노를 가야한다면 발이 덜 시렵도록 발가락 부분이 막혀 있는 형태의 슬리퍼를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크록스(Crocs)에서 나오는 신발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파트3: 신발 구매할 때 요령(팁) 2가지

이건 저희도 다른 분들의 후기를 통해서 배운 내용입니다.
 
첫째, 신발을 보러 가실 때에는 가급적이면 오후시간이나 저녁시간에 가야합니다.
내 발의 사이즈가 아침보다 저녁에 더 커진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죠? 네, 그래서 입니다. 오전에 신발을 볼 경우 저녁이 되면 신발이 작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순례길에서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장기간 걷기 때문에 평소보다 발에 하중이 많아질 것이고 그 만큼 발은 평소에 비해 미세하지만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피로로 인해 발에 붓기가 생기는 경우도 생기구요. (실제로 아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발이 부어서 신발이 꽉 끼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신발을 보러 가실 때 순례길에서 신으실 양말을 2켤레를 가지고 가서, 그 양말 2켤레를 다 신은 상태에서 신발을 신어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양말을 신은 상태로 신발을 신고 매장 안을 걸어다니면서 내 발에 가장 잘 맞는 신발을 찾으셔야 합니다. 아내도 위의 신발을 구매할 때 그렇게 했습니다ㅎㅎ. 그 결과 매우 만족스러운 신발을 구매할 수 있었고요.
물론, 신발이 좋아도 방심은 금물! 아시죠?ㅎ
 
 
이렇게 신발에 대한 후기와 경험을 공유해 보았는데요,
위 내용은 저의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는 것인 동시에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도움이 되는 정보였기를 바랍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1번: 배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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